그동안 회원님들랑 함께 산행을 하다가 오랜만에 홀로 박짐을 메고 산행을 해봤습니다. 처음에는 별생각 없이
혼자 이거 저거 보면서 올랐는데... 별로 흥이 나지 않더군요. 배낭 앞에 무거운 카메라가 매달려 있어도 여러 명이
아닌 혼자 올라가니 카메라 꺼내기도 귀잖아 그냥 올라갑니다. 그동안 회원님들이랑 같이 가는 것에 너무 익숙해져
그런지 혼자서는 이제 별로 재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몇 달 전이 벌써 그립네요...~!
12월 12일 토요일 아침 일찍 덕산 도립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배낭을 메고 털래털래 그냥 걸으며 인적 없는 길을
따라 올라갑니다. 남연군묘 쪽으로 올라 석귀봉까지 깔닥길을 올라가면서 겨우 두 사람이 내려오는 걸 보고 그 이후론
등산객을 보지도 못했습니다. 갑자기 영하로 떨어진 기온 때문인지 아님 코로나 여파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사람 없는
쓸쓸한 겨울 가야산을 혼자 땀을 삐질 삐질 흘리며 석귀봉으로 올랐습니다. 쌀쌀한 차가운 바람만.. 옷깃을 스치며
지나가고 주위는 썰렁해 보입니다. 그렇게 석귀봉을 지나 기지국이 있는 가야봉 쪽으로 능선길을 걸으며 혼자 걷다
보니 너무 심심하고 혼자 그렇게 잘 듣던 음악조차 듣지 않고 아무런 생각 없이 걸어갑니다. 그러다 보니 이내 가파른
계단이 나오고 그 나무계단을 딛고 숨을 헐떡이며 오르다 보니 가야봉 정상에 두 명의 등산객이 가야봉 정상석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추위 때문인지 얼른 내려갑니다. 난 잠시 배낭을 내려놓고 간식거리 하나를 입에 물고 가야봉 정상 데크
주위로 뻗어있는 능선 줄기를 조망해 봅니다. 땀이 귓불 뒤쪽으로 흘러내려 조금은 더웠지만 쌀쌀한 바람으로 인해
이내 금방 등줄기 주위로 싸늘해지는 기분입니다.
가야봉 밑에서 오른쪽으로 난 길로 해서 오늘의 박지인 원효봉 쪽으로 걸어가 봅니다. 다른 날 같으면 가야봉 주위를
조망 하면서 사진도 찍고 셀카도 찍고 그랬을 건데... 정상에서 혼자 쓸쓸히 있다 보니 사진 찍을 마음도 생기지 않네요
가야봉 기지국 밑으로 난 길을 따라 앞으로 보이는 봉우리 원효봉을 바라보며 걸어갑니다. 겨울이고 응달쪽이라 길은
조금씩 얼어 있습니다. 가파른 길을 천천히 다리에 힘을 주고 내려가다 보니 어느새 포장된 임도길이 보이고 헬기장이
눈에 들어옵니다. 헬기장에서 잠시 쉬었다가 원효봉까지 700m 정도 되는 오름길을 따라 올라갑니다. 잠깐 짧은
오름길 이지만 오랜만에 하는 산행이라 중간중간 잠시 숨을 쉬어 가며 올라갑니다. 능선길을 지나 조금 암반 길을
오르니 넓은 자리가 보이며 원효봉 정상석이 눈에 들어옵니다.
얼른 배낭을 내려놓고 날이 더 추워지기 전에 오늘 잠자리 주변 정리를 하고 잠자리를 만들어 봅니다. 다~ 준비된
다음에 따뜻한 커피 한잔을 들고 의자에 앉아 나 홀로.. 저 멀리 서해바다로 조금씩 내려앉는 석양 해를 바라봅니다.
괜히 분위기 잡고 혼자 의자에 앉아 다리를 쭈~욱 뻗어 석양 해를 바라봤는데.. 아직 내려앉기에는 시간이 많이
남았는지 눈이 부셔~ 더 이상 쳐다보지는 못하고 딴 곳으로 눈을 돌려 조망을 하다가 도저히 날씨가 추워 쭈~욱 뻗은
다리는 다시 쪼그라들고 분위기 잡는 것도 날씨가 받쳐줘야 되는데.. 날씨가 춥다 보니 혼자 뭔 생쇼 하는지 얼른 두꺼운
옷을 꺼내고 그리고 밑에 구스 덧바지를 입고 추위를 달래 봅니다. 분위기도 누구랑 같이 있을 때 도란도란 이야기
하면서 있어야 분위기도 나고 감성이 피어나는데... 혼자 분위기는 잠깐 1~2분 정도.. 여유지 더 이상 감 성분 위기는
나오질 않네요~ 그래서 얼른 쓰디쓴 커피는 얼른 원샷으로 한입에 털어 넣고 얼른 텐트 안으로 들어갑니다. 추버서
분위기는 못 잡겠네요
















그렇게 다음날 일요일 새벽~ 텐트 밖에서 타다닥 타다닥 거리는 소리가 들리길래 텐트 밖으로 고개를 내미니
싸라기눈이 내리길래... 일출을 보기는 힘들구나 생각하면서 다시 부족한 잠을 더 자봅니다. 그런데.. 시간이
좀 지나 날이 밝아 보이길래 텐트 밖으로 나와보니 제법 눈이 많이 왔습니다. 그래서 산을 덥고 있는 구름이
사라지기를 좀 기다렸지만 사라지는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고 갑자기 눈이~ 비로 변해 한~두 방울씩 떨어
지더니 이내 왕창 쏟아져 내립니다. 괜히 기다리다 더 어설픈 상황이 되어 부랴부랴 텐트를 정리하고 배낭으로
집어놓고 정신없이 막 정리합니다. 그리고 빗방울이 더 굵어지기 전에 내려가기 위해 제일 빠른 길로 하산을
하는데... 등산로에 내린 눈에 비까지 오니 엄청 미끄러졌습니다. 주차장까지 내려오면서 나의 몸의 의지와
상관없이 네 번 정도 자빠지면서 바지와 배낭은 완전 흙투성이가 되었네요~ 아~ 앞으론 눈, 비 오는 날 혼자 분위기
잡으로 산으로 가면은 안 되겠습니다. 처음 집에서 출발할 때는 산에 가면서 이렇게 저렇게 해야지 온갖 계획은
다 잡고 갔지만 막상 산에서는 절대 생각한 데로 이루어지지 않네요. 그러니 혼자 가서 분위기 잡으려고 하지 말고
몇 사람 같이 어우르여 가면은 정말 좋은 산행이 될 것 같네요~ ^^
이상 혼자 감성 산행을 하려 하다가 엉망진창이 된 장꼬방 이었습니다.
(두서없이 막 써 내려간 산행기 읽어주느라 고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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